SK(주) 이사회와 경영진분들께 드리는 주주서한


안녕하세요. 저희 ㈜라이프자산운용은 SK㈜의 가치와 성장전략을 신뢰하는 장기 투자자입니다. 저희는 회사설립 이래 SK㈜의 상장 지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SK㈜는 최근 적극적인 자본 운용을 통해 “계열사 지배를 위한 단순 지주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회사”로 사업구조혁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ESG 방향성과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 성과를 달성한 SK㈜의 경영진과 임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SK㈜의 뛰어난 투자성과는 여전히 시장으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SK㈜는 ‘17년 이후 매년 +11.5%의 BPS 성장을 창출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세계 최고의 투자회사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BPS 성장률이 +12% 수준임을 감안하면, SK㈜는 이미 투자회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증명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SK㈜의 시장가치(주가)는 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고, ‘17년 말 대비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5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기업의 실제 성과와 시장 인식 간의 이러한 극명한 괴리는 SK㈜가 주창하고 있는 주주 및 사회적 가치의 제고 의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 라이프자산운용은 저평가의 원인을 [1] SK㈜를 단순 지주회사로 판단하고 관습적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시장의 오해, [2] 자기주식 오버행 이슈로 인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3]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대대적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향후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 등 3가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관습적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투자성과를 보여주시면서 합리적인 인식이 확대되길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구심이나 재무 안정성 우려는 회사가 표방하시는 사회적 가치와 현재의 펀더멘탈과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이에, 저희는 시장의 의구심과 그로 인한 저평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최우선 방책으로, “자기주식의 일부 소각”을 제안합니다. ‘21년 말 기준 SK㈜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은 발행 주식 총수의 24%에 달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기주식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 등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활용되어온 경향이 컸습니다. 따라서, SK㈜가 발행주식총수의 24%에 달하는 대량의 자기주식을 지속해서 보유하는 한, SK㈜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는 시장으로부터 계속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SK㈜는 “세계 표준을 뛰어넘는 거버넌스 스토리”를 강조하며,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단연 선도적인 행보이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SK㈜의 진심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그 진정성을 현재 시장은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체적 액션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소각을 언급하신 점에 대해서는 환영을 표하나, 주총에서 표현하신 “고려할 만한 옵션”이 아닌 최우선 주주환원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에만 총 20개의 국내 상장기업이 자기주식 소각을 발표하였고,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10-20%를 소각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이 이루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SK㈜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의 10%에 해당하는 180만주의 소각(약 4천 5백억 원)을 시행한다면, 현저한 시장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저희는 재무 안정성 우려 해소를 위해, SK㈜가 투자 리스크의 총량을 관리하는 리스크전담임원(CRO)을 임명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할 것을 제안합니다. SK㈜의 주된 재원 조달 원천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입니다. 하지만 최근 자회사들의 투자 증가로 배당금이 축소되면서 단기차입 의존도가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SK와 자회사들이 동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SK㈜의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는 기업가치 할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